많은 화석에너지 사용을 유발하는 산업화의 진행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구 온난화와 사막화의 진행 등 지구 환경오염과 생태계의 파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1세기 인류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명제는 환경친화적이고 지속이 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것이다. 전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는 지금까지와 같은 자원과 에너지의 무분별한 사용을 전제로 하는 개발이 계속된다면 심각한 지구환경의 오염이 초래되어 인류의 미래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 아래 21세기 문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 및 환경악화에 대처할 수 있는 체계적인 친환경적 도시환경조성이 요구되고 있다. 21세기의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환경 친화 건축’, ‘지속이 가능한 건축’어로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지속이 가능한 건축의 사례로 상암 새천년 주거단지에 대해 조사해 보고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상암 새천년 주거단지는 자연, 사람, 기술이 어우러진 지속이 가능한 주거단지를 만들고자 하는 서울시의 새천년 신도시 계획에 따라 ‘환경 친화’, ‘인간 친화’, ‘경관 친화’를 기본으로 하여 계획하여졌다. 상암동 월드컵파크 아파트 7단지는 2001년 8월 실시된 '상암 새천년 주거단지' 설계 경기를 통해 자연 사람 기술이 어우러진 지속이 가능한 주거단지 건설을 목표로 2005년 6월 준공됐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택지개발지구 3-7블록 대지 4만8828㎡, 지상 13~15층 총 733가구 규모로 건축주는 SH공사, 시공은 진흥기업이 맡았다. 서울시 새천년 신도시 계획에 따라 환경ㆍ인간ㆍ경관 친화를 기본 계획으로 구성됐다. 상암동 월드컵파크의 환경친화적인 면은 북한산~상암산~한강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연계와 복원을 통해 구현됐다. 생태공원과 친수공간 적극 조성, 자연지반과 녹지 최대화, 안전성과 쾌적성을 고려한 환경친화적 보행로, 자전거 도로 등이 눈에 띈다. 비, 바람, 태양열 등 자연 자원을 순환시키고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단지 내 텃밭과 하프 메이드(half-made) 공원 등은 주민 참여형 생활공간을 대표한다. 재활용할 수 있는 가변적 주택 설계는 다양한 수요를 끌어안을 수 있다는 평가다. 주동 입구의 공동마당, 주 호 입구에 전용 마당(툇마루)도 조성돼 있다. 주변 DMC, 난지천 공원 등은 경관 친화라는 단지 계획을 떠올리게 한다.
생태 단지의 형식으로 계획된 상암 새천년 주거단지는 초기 설계 진행에서 상암산의 산세를 확장하면서 생태적 에너지의 방향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컨셉이 결정되었다. 생태 단지는 생태주택, 환경건축, 환경공생주택, 환경 보전형 주택 등의 개념 등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으며, 여기에 생물서식 공간의 조성이라는 생태적 개념이 더욱 강조된 주거단지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생태 단지는 자연생태계의 다양성, 자립성, 안정성 그리고 순환성을 가지는 구조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유기체적 주거단지라 할 수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상암 새천년 주거단지를 지속이 가능한 건축의 개념에 따라 설명하고자 한다. 지속이 가능한 건축은 4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에너지 절약 건축, 자원 절약 건축, 건강한 실내 환경, 자연 친화 건축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에너지 절약 건축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런 관점에서 건축설계는 건물의 에너지 절약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계획되어야 한다. 건물의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는 건축계획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 고효율의 설비기기를 활용하는 것으로서 에너지 절약 건축을 실현할 수 있다. 왼쪽의 사진은 상암동 월드컵파크 7단지 주차장의 자연채광 지붕이다. 이는 태양열, 빛을 자연 그대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비, 바람, 태양열 등 자연 자원을 순환시키고 활용한 점도 아파트 단지 곳곳에서 돋보인다.
두 번째 원칙은 자원절약 건축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건축자재와 재활용 자재를 사용하고, 특히 수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건축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말한다. 월드컵 파크 단지는 중수도, 빗물의 재이용, 쓰레기 매립가스에 의한 난방 등 자원 재생과 에너지 절약 기법으로 설계된다. 아울러 초고속광통신망과 자전거와 모노레일 등 무공해 신 교통 시스템도 도입된다.
세 번째 원칙은 건강한 실내 환경이다. 거주자의 건강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구성과 건축자재의 사용 및 건축시스템을 구성해야 한다. 특히, 건축물은 오염물질을 방출하지 않는 건축자재를 활용하고 자연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 한 가지 사례로 월드컵파크 단지 내에는 점토 벽돌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쓰였다. 점토 벽돌은 천연점토, 고령토, 황토 등 천연 흙으로 제조한 것으로 가루가 인체 내로 흡입돼도 별 해가 없는 친환경 벽돌이다. 이는 보도블록용 바닥재나 벽을 쌓기 위한 조적대로 활용된다. 이 벽돌은 그간 콘크리트만큼의 강도를 구현할 수 없어 일반 건축자재로 이용하는데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이 벽돌은 1150도 이상의 고온 숙성 과정을 통해 강도를 높이고 벽돌 규격 오차를 3mm 이하로 줄일 수 있어 다른 건축물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연 친화 건축의 관점에서 보면 건축물에 기후와 지역과 대지 환경에 적응하는 자연 친화적 건축계획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현재 월드컵공원이 들어선 이 일대는 지난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간 쓰레기 약 9,200만톤을 매립해 왔던 난지도였다. 서울시가 쓰레기 매립지를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하면서 상암동 일대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공원의 규모는 약 105만평에 달해 여의도 공원의 15배가 넘는다.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속속 자리 잡으면서 이 일대 주거 환경은 서울의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이 쾌적하다는 평가다. 월드컵 공원은 난지천 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 난지한강공원, 평화의 공원 등으로 구성됐다. 한강을 배경으로 펼쳐진 월드컵 공원에는 1만여 그루의 나무, 시냇물과 호수, 어린이 놀이공원, 캠핑장 그리고 요트 정박지도 갖추어져 있다. 이들 시설은 모두 6.4km의 조깅트랙으로 연결돼 시민들의 운동코스로 활용되고 있다. 거기다 일부 단지는 공원과 산, 조경 시설을 볼 수 있는 조망권 혜택까지 받고 있다. 다만, 시민들의 안전과 시설물 보호를 위해, 일몰 시간을 고려하여 야간시간에는 이용이 제한돼 낮만 이용이 가능하다. 각 공원의 우수한 경치 외에도 공원에는 방문자를 위한 달리기코서, 산책코스 등의 시설들이 다양하게 배치되어 있다. 월드컵공원의 각 테마공원 입구마다 초소를 설치해 관리자가 배치돼 있다. 공원을 둘러보는 동안 쓰레기 하나 없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됐다. 월드컵파크는 월드컵공원까지 닿는 데 몇 분이 채 안 걸려 이 같은 혜택을 받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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